세계 최초 벨기에 채식의 날 지정

2009/05/14 22:55, 문화, 여행, 음식odlinuf

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을 일컬어 채식주의자라고 부른다. 채식주의자는 유제품 또는 동물의 알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를 따져 네 부류로 나뉘는데 여기서는 편의상 둘 중 하나라도 먹는 부류와 두 가지 다 먹지 않는 부류만 다루겠다. 유제품과 알은 먹지만 고기는 삼가는 사람을 베지테리언(vegetarian) 이라고 부르며, 고기는 물론 유제품과 알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을 비건(vegan) 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비건은 정말 독한 사람들이다. 몇 년 전 타향살이할 적에 비건 커플과 한집에 살았는데 앞서 설명한 대로 고기뿐만 아니라 우유나 달걀까지 먹지 않는 걸 보고 저 친구들은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살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아이스크림도 유제품이니만큼 잘 살펴보고 채식주의자용을 사먹는다. 그 친구들 주식은 쌀과 콩이었으며, 내가 고기류로 요리해 먹는 모습만 보면 장난삼아 트집을 잡곤 했다. 지금에야 드는 생각. 혹시 먹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을까? -_- 아무튼, 그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신경(neuron)이 있는 음식이나 신경이 있는 것으로부터 생산된 음식은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우유를 마시면 그 친구들은 두유를 마셨고 내가 고기를 꺼내면 그 친구들은 콩으로 만든 고기를 꺼내 먹었다.

채식주의자 식사
photo by vigilant20. (c) Some rights reserved.

이에 관한 얘기는 더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이쯤에서 접어두고, 이렇게 장황하리만치 부연설명을 한 이유는 벨기에 한 도시가 1주일에 하루를 '채식의 날'로 정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겐트(Ghent)시는 이번 주부터 매주 하루를 고기 먹지 않는 날로 지정해 먼저 시 공무원과 의원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겐트시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육식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아울러 비만율까지 줄여보고자 함이다. BBC는 이 기사에서 UN의 말을 빌려 지구온난화의 약 1/5 정도가 가축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겐트시에 있는 학교는 올 9월부터 채식의 날을 실시한다고 한다. 채식의 날을 지정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결국, 우리는 고기 먹지 않는 날을 일부러 만들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겐트 시민이 얼마나 호응해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가름날 테고 전시행정일지도 모르겠으나, 일단 겐트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BBC 기사, Guardian 기사

OE. 좋은 소재를 제공해 주신 트위터의 @tekinom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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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콩으로 만든 고기?] Soy bean steak? You better believe it

    Tracked from claire 2009/05/19 14:43

    2009.5.8 Sizzling steaks made with soy beans and vegetable protein, Jjambbong made with vegetable spices infusion instead of chicken gravy, Bulgogi made from wheat protein processed with nuts ... These are foods that can scarcely be imagined without m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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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aylene

    사실 전 채식보다는 '비육식'이라고 불러야 맞다고 보지만...비건이 아닌 이상에는 '비육식'이란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여튼 제가 작년던가 제작년이던가 한 반년 비육식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살이 쪘었죠. 고기못먹는 한을 탄수화물로 풀었더니...ㄱ-ㄱ-ㄱ-ㄱ-

    2009/05/14 23:08 
    • RE: BlogIcon odlinuf

      제 생각엔 아마 처음 vegetarian을 채식주의자라고 우리말로 옮겨놓고 한참 쓰다보니 vegan이라는 말이 생겨나서 딱히 우리말로 옮길 적당한 단어가 나타나지 않아 방치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vegetarian과 vegan이라고 하면 엄격하게 구분되지만 그걸 번역해 쓰는 우리는 구분할 수가 없는거죠.
      맞아요. 육식을 하지 않더라도 살은 찝니다. 제 친구 하나가 그랬어요. 엄청났죠. ㅋㅋ 그래서 지금 비육식으로 찌운 살을 빼시는 중이로군요. : )

  2. BlogIcon hyomini

    가축으로 발생한다라... 배변이 좀 많긴 하죠? ㅋㅋ

    레이님이 이미 언급하신 대로, 비만과 육식은 (아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반드시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채식주의자들도 얼마든지 복부비만이 될 수가 있으니까요.

    사실 벨기에의 본 도시가 결정해야 했던 것은, "채식을 하자" 가 아니라, "식사량을 줄이자" 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지구 온난화 보다는, 기아현상이 더 시급한 것 같거든요.

    2009/05/14 23:29 
    • RE: BlogIcon odlinuf

      위에 레이님께 말씀드린 것처럼 제 친구 중에 하나가 vegan인데도 엄청난 몸무게를 자랑했었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괜히 몸무게 얘기 꺼냈다간 본전도 못찾을 거 같아 깨갱었었죠. ^^

    • RE: BlogIcon hyomini

      하단에 오타타타타타 >>
      Gueardian 기사 --> Guardian 기사

    • RE: BlogIcon odlinuf

      생유.

  3. BlogIcon 궁시렁

    동네 정육점은? 식당은? 하다못해 맥도널드에서도 야채버거만 팔아야 할까요? ㅎ_ㅎ (카레맛 나던데...)

    2009/05/14 23:45 
    • RE: BlogIcon odlinuf

      그런 곳에선 고기를 팔긴 하겠지만 그 날은 수입이 적어지지 않을까요? : )

  4. BlogIcon 공현

    저도 비육식..비스무레하게 하는데요(하지만 해산물은 제한적으로 먹긴 하죠;) 기아를 이야기하려면... 사실 육류를 만들기 위해서 들어가는 곡류가, 그 육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열량이나 영양보다 더 많죠. 즉, 과도한 육류소비는 식량부족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09/05/15 00:27 
    • RE: BlogIcon odlinuf

      맞습니다. 저도 언젠가 한번 그런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벨기에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봐야되지 않을까요? ^^

  5. BlogIcon mooo

    불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고기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저 또한 고기 먹지 않고 살라고 하면 답답해서 못살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먹지 않는 것과 다른 사람의 의지에 의해 먹지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2009/05/15 00:54 
    • RE: BlogIcon odlinuf

      차이가 있더래도 일주일에 하루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제가 오늘 그랬거든요. T_T

  6. BlogIcon 엘군

    지구 온난화 얘기가 가장 재미있군요-ㅋㅋㅋ

    2009/05/15 02:21 
    • RE: BlogIcon odlinuf

      엘군님이 말씀하시는 웃음 포인트를 찾을 순 없지만... 재미있으셨다니 기분 좋습니다. ㅋㅋ

    • RE: BlogIcon 엘군

      육식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동물둘이 뿜는 메탄, 즉 트림이나 방귀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그렇습니다-ㅋㅋㅋㅋㅋ

  7. BlogIcon 진사야

    정말 의지로 육식하시는 분들은 안타까우시겠군요.
    그나저나 위쪽에 채식음식 사진... 꽤 맛나보여요 ㅠ_ㅠ

    2009/05/15 07:13 
    • RE: BlogIcon odlinuf

      글에서 얘기한 제 친구들이 자주 요리해 먹던 음식 모습을 되살려 찾았어요. ㅋㅋ 맛도 그럴 듯 하답니다. 자주 얻어 먹었던 기억이.. 그래도 저것만 먹으라면 ㄷㄷㄷ

  8. 라피나

    건강과 경제,환경을 위해서라면 페스코 정도가 어떨런지.. 채식+유제품+계란+생선까지..
    전 동물의 생명어쩌고하는 생각은 없기때문에 일단 페스코정도로 시도하고있습니다..

    2009/05/15 16:51 
    • RE: BlogIcon odlinuf

      페스코....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군요. 이쪽 세계도 너무 어려워요. 그러니까 육고기만 먹지 않고 다른 건 다 먹는 사람을 페스코라고 하는건가요? 저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고기를 먹지 않는 날로 정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 했습니다. : )

  9. BlogIcon Noel

    저도 채식을 할까 생각중이랍니다 ~_~

    2009/05/15 23:40 
    • RE: BlogIcon odlinuf

      오, 정말입니까? 저는 벨기에처럼 일주일에 하루정도 채식을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ㅎㅎ 고기를 포기할 순..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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