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소개했던 적이 있어 거듭 얘기하지만, 위키피디아를 너무 신뢰해선 안 된다. 특히 자신의 신분이 기자라면. 굳이 하려거든 출처가 분명한 부분만을 인용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22살 대학생 Shane Fitzgerald는 모리스 자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이것을 자신이 진행 중이던 세계화 연구에 대한 자료로 이용하고자 한가지 실험을 하기로 한다. 기자들이 자주 기웃거리는 위키피디아의 모리스 자르 페이지를 조금 바꾸는 것이었다. 마감시간에 쫓긴 나머지 위키피디어로 넘어온 기자를 찾아내는 게 그가 노리던 바였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던 셈이다. 아래가 바로 그가 위키피디아에 삽입한 문구로서 모리스 자르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물론 모리스 자르는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없고 Shane이 지어낸 말이다. 죽은 사람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도의적으로 걱정하여 그의 명예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작성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내 인생 자체가 하나의 긴 영화 음악이었노라고 얘기할지 모른다. 음악은 내 인생이자 삶의 활력소였으며,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도 사람들은 나를 음악으로써 기억할 것이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내 머릿속에서는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최후의 왈츠가 연주되리라.
One could say my life itself has been one long soundtrack. Music was my life, music brought me to life, and music is how I will be remembered long after I leave this life. When I die there will be a final waltz playing in my head and that only I can hear.
원래 처음에 그가 입력한 건 이보다 더 길었지만, 출처가 분명치 않다고 여긴 여러 위키피디아 사용자들이 의심했고 누군가가 삭제하자 Shane은 다시 삽입. 이렇게 두 번을 반복한 다음 마지막 세 번째 삽입했던 게 바로 위 문구로서 이후 약 25시간 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이것을 가디언, 인디펜던트, BBC 매거진 등 여러 언론사가 그대로 인용해 써먹은 것이다. (위키피디아 현재 페이지, 변경 내력 페이지)
이 사실은 한 달이 지나도록 알려지지 않다가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은 Shane이 피해(?)를 당한 각 언론사에 연락해서 사과했다고 한다. 처음엔 기껏해야 게시판이나 블로거 정도가 속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주류 언론이 속아 넘어갈 줄은 몰랐다면서 신문사에 직접 알려주지 않으면 그들이 영원히 모를 것 같아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확인해보니 그 문구는 각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삭제되고 없었다. 하지만 'cache'라는 좋은 기능이 있지 않든가. : ) 아래가 바로 그 증거다.


잘못에 대한 아무런 시인도 없이 삭제한 위 언론사와는 달리 가디언은 부고 기사 맨 아래 잘못을 인정한다는 기록을 남겨놓았다. 잘못해놓고 그런 적이 없는 척하는 사람과 자신이 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 누가 더 책임감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영국, 호주, 인도 등 위키피디아를 인용한 곳은 모두 영국이거나 영국과 깊이 관련있는 나라들이다. 혹시 이들 나라에서 일하는 기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업무량이 더 많은 것일까? 하긴 우리나라 일부 기자들은 기사 소재를 블로그에서 찾아 출처도 밝히지 않고 마치 자신이 열심히 조사해 쓴 것인 양 베껴 쓰다시피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는 줄로 안다. 이 자리를 빌려 혹시나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를 기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다. 블로그 글을 인용하려거든 그 블로거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마감시간에 쫓겨 그마저 부득이하다면, 기사에 블로거 이름과 블로그 주소 정도는 넣어주고 사후 연락을 취하는 게 옳은 방법일 것이다.
외국 기사를 가져다 번역한 우리나라 기자는 없을까 검색해보다 한국보험신문에서 Shane이 쓴 문구가 삽입된 이 기사를 찾았다. 시간상으로 볼 때 위키피디아에서 따온 게 아니라 외국 기사를 보고 인용한 것 같다. 칼럼을 연재하시는 분처럼 보이던데 이 글 보신다면 어서 삭제하시길. 하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저분께 이메일이라도 보내야겠다. (UPDATE 2009.5.7, 오후 6:49) 기사 아래 이메일 링크가 있어 그곳으로 보내면 되는 줄 알았더니 링크가 이상하다. 연락 실패.
Source: Irish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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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지만,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저 청년은 장난 삼아 시작한 일이 커져서 내심 걱정했겠는데요 : )
겉으론 대범한 척하지만 겁에 질리다 못해 스스로 연락하지 않았을까요? ㅎㅎ
위키의 문제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인터넷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될듯...
문제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할 의무가 있는 신문사에서 이렇게 게으름을 피운다는 겁니다. ㅎㅎ 그래서 이렇게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는 것이겠고요. 어린 아이도 아니면서 뻔히 그럴 줄 아는 곳에 있는 정보를 인용하다니.
그래서 출처를 밝혀야 하는 것이지요. 최근에 캡콜님의 백투더 소스 캠페인도 있고 해서 트랙백 하나 답니다.
그리고, 제 지도교수님은 위키에 잘못된 정보가 많으니까 다 믿지 말라고 충고하시죠.
훌륭한 교수님이시군요.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 난다." : )
저는 출처를 대부분 밝히거나 링크합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
학교 레포트 제출할 때도 위키피디아를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는 것은 피하라고 하더라구요. @_@ 하도 많은 사람이 고칠 수가 있으니, 가끔은 이렇게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나요. 키키
막말로 학교 친구들 골탕먹일 요량으로 누군가 바꿔놓을 수도 있는 거겠죠. 좀 극단적인가? ㅋ
위키의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사건이 되겠네요. ㅎㅎㅎ
앞으로 이보다 더 길이 남을 사건이 종종 일어나기를 저는 학수고대합니다. ㅋㅋ
위키백과의 단점을 잘 활용한 예제이군요;;.
해외 유명 언론사들이 제대로 낚였네요 ㅋㅋ
히 그럴 줄 아는 곳에 있는 정보를 인용하다니.
재미있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대략 5년 전이었을까요, 예전에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SBS 영화 프로그램에서 슈렉2에 대한 소개가 네이버 영화소개에 나온 글과 토씨 하나 안다르게 똑같이 나온 것을 본 기억이 나네요. 나래이션으로만 지나가는 말이어서 따로 출처를 밝히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 같구요. 새삼 드는 생각은 해당 글 작성자와 작가분이 동일인을 아닐까 하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미디어에서 아무거나 갖다 쓰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네요.
안녕하세요? 언론의 오보와 관련된 이야기에 제 글 하나를 트랙백했는데, 실수로 그만 다른 글도 같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글(2008년에도 100명...)은 주제와 관련이 먼 듯하니, 트랙백을 해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수를 해서 죄송합니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수박 겉 핥기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수박 겉 핥기
웃는 낯에 침 뱉으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짚신도 짝이 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도 못 한다
블로그 아름다운 날 놀라게하는 군, 중단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팹, 훌륭한 문서입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